(심수진의 코넥스 줌인)에스에이티, ESS 토탈 솔루션 업체로 발돋움
2019-03-21
[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에스에이티(SAT)는 평판디스플레이(FPD) 장비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영위하는 코넥스 1세대 기업이다. 2003년 설립 당시 FPD 장비 사업으로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한 때 주요 시장 변동성 여파로 과도기를 겪었으나 미래 먹거리로 ESS 분야에 진출, 5년여의 투자 기간을 지나 성과를 확인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케이씨에스글로벌(KCSG)을 인수해 대규모 시공능력을 확보, ESS 소프트웨어부터 시공·운영까지 토탈 솔루션을 갖추게 됐다. 올해부터는 기존 장비사업과 더불어 ESS분야에서도 매출이 크게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비사업과 에너지사업 기반의 100년 기업을 꿈꾸는 에스에이티를 찾아 앞으로의 경영 전략을 들어봤다.
경기도 시흥시의 에스에이티 본사 전경. 사진/심수진기자
디스플레이 후공정장비 수출 1호 기업
올해로 설립 17년차인 에스에이티는 FPD 본딩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출발, 사업 다각화를 통해 현재 장비사업과 ESS사업, 배터리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소진석 대표(42.49%)이며 최대주주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54.68%, 소액주주 지분은 6.2%다. 사업 확장에 따라 소 대표가 ESS와 배터리 소재 등의 신사업을, 황성철 사장이 장비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장비사업은 설립 당시부터 에스에이티를 키워온 캐시카우다. LCD부터 LED, OLED 등 FPD 패널 제작에 필요한 본딩(부착) 시스템과 화면 상태를 점검하는 광학검사에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 장비를 생산하고 있다. 경기도 시흥 본사에서 만난 황 사장은 "회사 설립 당시 일본과 대만에서 디스플레이장비 투자 붐이 일었던 터라 설립 몇 년 만에 500억을 달성할 만큼 빠르게 성장했다"며 "2004년부터 수출을 시작했는데, '후공정장비' 수출은 에스에이티가 1호 기업"이라고 말했다.
사업 초기부터 중국, 일본 등 해외시장을 공략한 만큼 해외 매출이 80%를 차지한다. 세계 최대 전자기기 생산업체인 폭스콘도 에스에이티의 고객사다. 장비사업의 경우 제품을 고객사에 최종 설치하기 위한 '셋업포인트'가 필요한데 중국에는 7곳, 일본과 대만에도 각각 두 곳이 있다. 황 사장은 "장비사업의 경우 국내외 유명 회사를 대부분 고객사로 확보했을 만큼 안정화에 접어들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성철 에스에이티 사장. 사진/심수진 기자
ESS 토탈 솔루션 제공 업체로 도약
에스에이티의 새 먹거리는 ESS와 배터리 소재사업이다. 5년 전부터 ESS분야에 투자해온 결과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처음 ESS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국내보다는 시장이 먼저 열린 미국에 진출했다.
ESS는 전력을 저장했다 수요가 커질 때 공급하는 역할도 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주파수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한다. 전력 계통이 노후화된 미국의 경우 전력을 공급할 때 주파수 조절을 통해 꾸준히 전원을 공급하는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중요한데, 이 때 에스에이티의 '분산전원 통합관리기술'이 요구된다. 말 그대로 전원을 분산해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와 달리 미국은 5kW, 100kW 등 소규모로 전원을 분산시켜 가정, 상가 등에 설치하기 때문에 소형 ESS가 필요하다. ESS시스템으로 저감되는 부분이 운영회사의 수익이 된다.
미국에서는 조인트벤처(JV)설립을 통해 북미 최대 발전업체이자 전력시장인 PJM에 진출했고, 현지 주파수조정 시범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검증 받았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6년 미국 오하이오주에 공급된 분산전원 및 주파수 조정 제품. 사진/에스에이티
지난해에는 KCSG를 통해 ESS사업 경쟁력을 높였다. 그동안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바탕으로 사업을 키워왔지만 한국시장에서는 대규모 시공 능력이 필요했는데, 시공과 운영관리 경험이 풍부한 KCSG를 인수한 것이다. 황 사장은 "에스에이티의 소프트웨어적 요소와 KCSG의 하드웨어적 요소가 만나 사업 시너지를 높여 ESS토탈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지난해에도 수익이 발생했고, 올해는 본격적인 ESS 수익 발생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ESS사업에서 60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는데 올해는 10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전세계 ESS 수요가 지난 2017년 1.9GWh에서 오는 2025년 121GWh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한다는 방침에 따라 출력 변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ESS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 황 사장은 "시장은 점점 대형화에서 소형화로 변하는 중이고, 특히 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전력공급이 불확실한 나라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소재 사업은 배터리의 성능을 향상시키고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고품질의 '코팅첨가제'와 바인더를 개발했다. 울산에 연구소를 두고 고분자소재에 대한 연구를 지속중이며, 연내 양산 공장을 착공하겠다는 목표다.
주춤했던 실적은 다시 빠르게 개선되는 중이다. 매출은 △2016년 243억원 △2017년 255억원 △2018년 395억원으로 지난해 크게 늘었다. 영업이익도 2016년 11억원에서 2017년 5억원으로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22억원을 기록했다. 황 사장은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로 영업이익 둔화는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올해 ESS, 내년부터는 배터리 소재쪽에서도 매출이 나올 것"이라며 "앞으로는 내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시켜 안정된 구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